인공지능(AI)이 정보를 선별하고 추천하는 시대일수록 '무엇을 아느냐'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신간 '세상을 읽는 생각의 지도'는 이러한 시대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질문을 통해 사고의 틀을 확장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교양서다.
이 책은 외교통상부와 한국산업은행에서 근무한 뒤 AI 엔지니어링을 연구해 온 정광훈 저자가 심리학과 철학, 정치, 경제, 과학기술, 국제정세 등 다양한 분야를 하나의 사고 체계 안에서 연결해 풀어냈다. 개별 지식을 나열하기보다 서로 다른 분야의 개념을 엮어 세상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도 판단력이 오히려 약해지는 이유를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단편적인 정보 소비에서 찾는다. 확증편향과 프레이밍 효과 등 인지적 한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이 보고 싶은 정보만 받아들이는 태도가 사고의 폭을 좁힌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책은 범주화, 좋은 질문, 본질 파악, 지식 연결 등 네 가지 사고 도구를 제시한다. 하나의 사회 현상을 여러 관점에서 해석하고,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을 연결하는 과정이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는 핵심 역량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모두 7개 장으로 구성됐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과 프레이밍 효과를 통해 인간의 인지 오류를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해 사형제도와 디지털 감시, 능력주의를 둘러싼 윤리적 논쟁을 다룬다. 이어 사회계약론과 양극화, ESG를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짚고, 게임이론과 넛지 이론으로 경제적 의사결정의 원리를 설명한다.
AI 알고리즘과 기후위기, 미·중 패권 경쟁 등 기술과 국제질서를 둘러싼 주요 이슈도 함께 다룬다. 마지막 장에서는 학습과 강점 분석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을 설계하는 '나의 지도 시스템'을 제안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저자는 서울대 국제학 석사,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과정 수료, 홍콩과학기술대(HKUST) MBA 과정을 거쳤다. 외교와 금융 분야에서의 실무 경험, AI 분야 연구를 바탕으로 인문·사회·경제·기술을 넘나드는 융합적 시각을 책에 담았다.
'이기적 유전자', '총, 균, 쇠', 게임이론 등 다양한 고전을 함께 소개하면서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사례와 질문을 중심으로 설명해 일반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정보를 많이 아는 것보다 정보를 연결하고 질문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 '세상을 읽는 생각의 지도'는 복잡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사고 프레임을 제안하는 교양서다.